대담-이동식 선생에게 듣는다 / 도정신치료와 서양정신치료 발향 설정 : 신경정신의학회보 2004.7.25   
[신경정신의학회보 제44권 7호 / 2004-07-25]

대담 / 이동식 선생에게 듣는다
“도정신치료와 서양정신치료 방향 설정”

대담자 : 강석헌 조직위원장

올 8월 21-22일 서울롯데호텔에서 개최되는 한국정신치료학회 창립 30주년 기념 국제 포럼을 앞두고 대회의 조직위원장인 강석헌 선생님이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이신 이동식 선생님과 만나 이번 국제 포럼의 의의와 도정신치료의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석헌(이하 강): 이제 미수(米壽)를 바라보시는 선생님은 과거 50년 이상 정신치료, 특히 동양의 도와 서양의 정신분석, 정신치료를 융합하시고자 애써 오셨습니다. 선생님이 보시는 한국정신치료학회 창립 30주년 기념 포럼의 의의를 말씀해 주십시오.

이동식(이하 이):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 중 일부 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고 서양의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도는 물론이고 서양의 정신분석, 정신치료도 충분히 소화를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양에서는 정신치료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은 전문가와 일반 수도자에게 동양의 도와 서양의 정신치료가 근본적으로는 마음의 정화라고 하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고 그 방법도 서로 근접해 가고 있다는 것을 나와 동·서양의 전문가, 수도하는 사람들이 함께 대화하고 총정리해서 천명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포럼은 서양의 정신치료, 정신분석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도와의 관계도 아울러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강: 1988년 현존재분석의 창시자인 Medard Boss 교수가 선생님의 발표를 듣고, “이제 우리들은 동양으로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앞으로 10년을 더 기다리면 서양에서 도를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고 했는데 도정신치료에 대한 서양 치료자들의 관심과 동향은 어떻습니까?

이: 전보다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모르는 상태입니다. 지금부터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국에서는 ‘정신분석은 죽었다’ 고 할 만큼 서양의 정신분석, 정신치료는 한계에 봉착해 있고 비판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도정신치료를 통해서 막다른 길에 다다른 서양 정신치료가 다시 살아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도정신치료로써 서양 정신치료의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도정신치료는 서양사람들이 집착하고 있는 이론과 기법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 선생님이 1970년에 이미 말씀하신 핵심감정(核心感情; Nuclear Feelings)과 자비(慈悲), 인(仁), 무위(無爲), 심재(心齋)는 서양의 공감(共感) 또 Freud가 말하는 ‘골고루 가는 관심’(evenly hovering attention) 그리고 핵심역동(central dynamics)과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릅니까?

이: 핵심감정은 대혜선사가 말한 애응지물(碍膺之物) 그러니까 가슴에 거리끼는 것, 또 융이 말하는 컴플렉스, 핵심 역동(nuclear dynamics)과 거의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서양사람들이 말한 것은 객관적인 개념입니다. 내가 말하는 핵심감정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 말로 할 수 없고 공감으로써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치료자가 그것을 공감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비심은 서양 사람이 말하는 치료적 에로스, concer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비심이 생기려면 마음이 비어있어야 합니다. 심재(心齋)가 마음이 비는 것을 말합니다. 기독교 같으면 하나님의 은총, 유교 같으면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 이번 기회에 한국정신과 의사, 정신치료자의 나아갈 길과 주체성 회복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 한국이 가까이는 한말 일본의 식민 지배 후 현재까지도 지도자나 국민 대다수가 주체성을 상실하고 열등감과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민족 신경증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나 국민이나 기가 죽어서 외국사람 또는 외국에 저자세로 나갑니다. ‘이제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잘났다’ 라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열등감이 있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도 못한다고 안 하게 되고 안 하니까 열등한 것에서 못 벗어납니다. 열등감이 없어져서 스스로 해보면 남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강: 이번 포럼에서 여러 연자들, 특히 독일의 정신분석가 Peter Kutter, 미국의 정신의학회 전 회장 Alan Tasman, 미국의 인간주의 심리학자 Erik Craig 등이 서양의 치료와 도에 대한 발표를 하고 도정신치료와 이동식 선생님의 사례를 토론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국내·외 선사(禪師), 신부(神父), 유학자(儒學者), 노장학자(老莊學者)가 함께 하는 선생님과의 대화시간도 기대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이 한자리에서 만나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중간 중간에 쉽게 해설을 하고 한국어, 영어 동시통역이 준비되어 있고 정신과 의사, 수련의, 심리학자, 사회사업가 뿐 아니라 성직자도 여러분이 오시기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학회장인 소공동 Lotte호텔에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Untitled Document
Copyright(c) 2004 Korean Academy of psychotherapists. All rights reserved.
※ 심우도는 십우도(十牛圖), 목우도(牧牛圖)라고도 부르며 참선(參禪)에서의 각(覺)의 과정(過程)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송광사의 십우도 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