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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자료실 |
| 제 목 |
카이로의 13차 세계정신의학회(WPA)를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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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6-04-07 23:55:46 |
조회수 |
2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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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신치료학회보 제32권 제4호 2005년 11월
◎ 卷頭言 ◎
카이로의 13차 세계정신의학회(WPA)를 다녀와서,
강석헌 (강석헌신경정신과의원, 교육위원장)
지난 9월 10일～15일,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개최된 세계정신의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9월 9일 인천공항에 당도했을 때, 80대 중반에 접어든 고령의 이동식 명예회장님과 김동순 이사장님 내외분을 만나뵙는 순간 숙연하고 송구한 심정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선생님 내외분은 어떤 심정으로 노구를 이끌고 먼 여행을 하실까?” 다른 한편 우리 학회 일행이 모두 다섯 사람으로 너무 적게 느껴졌습니다. 허찬희 회장이 그 동안 주최측과 교신하여 symposium을 조직하고, 또 심상호 선생이 주도적으로 workshop을 조직해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Dr. Erik Craig가 명예회장님의 권유를 받아드려 늦게나마 흔쾌히 Cairo로 오기로 결심하고, 그와 친분이 가까운 희랍출신이며 Swiss에서 개원 중인 Dr. Perikles Kastrinidis를 대동하여, 우리 학회가 주관한 심포지움, “정신치료; 동과 서”와 이동식 선생의 “도정신치료”사례 workshop의 좌장 역을 맡아주어 천군을 만난 듯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Dr. Craig와 Dr. Kastrinidis는 과거에 현존재 분석학파에서 함께 지금은 작고한 Medard Boss교수에게 수학했고, 우리들이 이미 잘 알듯이 Dr. Craig는 지난해 8월에 우리 학회의 창립 30주년 국제포럼 “도정신치료와 서양정신치료”에 연자로 참석하고, 미국의 인간주의 심리학 학술지에 도정신치료와 이동식선생의 업적에 대한 특집 편집을 위해 한국에 온 바 있고, 또 이번 11월 초에 다시 방문하게 되어 있습니다. 서양의 여러 정신치료학파에 정통해 있는 Dr. Craig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영어에 능숙한 우리 회원이 하루 빨리 나타났으면 하는 소원이 간절합니다.
WPA조직 자체의 소감은 우선 회의장이 너무 멀고, 엉성하게 퍼져 있으며, 안내역이 시원찮아 우왕좌왕했고, opening ceremony에서 1시간이나 소요된 강연이 있어서 지루했습니다. 대회장인 Prof. Ahmed Okasha의 강의는 Egypt의 역사와 전통 5000년간의 정신의학적 지혜를 자랑하는 듯 하였습니다.
Symposium과 workshop의 진행은 Craig의 역할로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발표시간이 촉박하여 쫓긴 느낌이었고, 진지한 토론보다는 이동식선생의 도정신치료 ‘교육장’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2002년 Yokohama의 WPA대회에 와서 이 선생님 발표 후 이선생님을 “Fire Setter”라고 했다고 알려진 Dr. Ashour는 “中東에는 날씨가 더워 凍土에서 얼어붙은 존재의 위협을 느끼는 환자가 아니라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린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고 ‘왜 동과 서만 통합하느냐 중동도 통합하고 남북도 통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일원논이 중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저의 논문 토론을 맡았던 Dr. Ashour는 토론을 길게 하고 추후에 mail로 요약해서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자비심(compassion)으로 세계의 통일이 가능할 것이란 토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회장에서 개인적으로 저는 이동식 선생님의 사전현실파악과 대처능력에 또다시 감동했습니다. Workshop이 배정된 회의장에 미리 가보시고 10여명 밖에 수용이 안 되는 협소한 방인 것을 간파하고 그 곳에서 일을 맡아보는 사람과 교섭하여 아주 크고 훌륭한 회의장으로 옮겨 놓으신 것입니다. 저희들에게도 한번 가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는데 허선생, 심선생이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고 어물어물 하다가 다시 한번 가보라는 지적을 받고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회장을 내왕하는 버스 안에서 선생님은 재삼 각국의 국제적인 인사들과 network 구성, 그리고 매번 국제학회 참석시의 준비물 list 작성도 당부 하셨습니다.
Muslim 사회의 reception장에는 맥주나 포도주 한잔 없어 기분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Giza의 pyramid 아래서 개최되는 special dinner는 포기하고 그 대신 그곳에서 조촐하게 베푼 Craig의 회갑연에 Dr. Perikles Kastrinidis와 우리 회원이 동참해서 그나마 의의 있는 회식을 했고, 오는 길에 현존재분석학회가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얘기도 들었습니다. 재정 파산선고를 받았다고 하니, Heidegger와 Boss의 평생노력이 수포가 되는가 싶어, 우리의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내년 6월 스페인의 Madrid에서 개최될 ISPS (International Congress for the Psycho- therapy of the Schizophrenia and Other Psychoses)와 8월의 Malaysia의 제19차 국제정신치료학회 등, 다음부터는 우리 회원이 대거 참석해서 분위기부터 잡아야 되지 않나 하는 느낌을 절실히 느끼고, 명예회장님과 이사장님을 그림자처럼 모신 심상호 선생, 논문 2편을 잘 발표하고 또 교류에 적극 노력한 허찬희 회장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장차 우리학회의 발전을 위해 이번 학회참석이 많은 참고가 되었고, 한 가지 되돌아보게 된 점은 우리학회는 건설적이고 좋은 의견이 있을 때마다 “누가 하느냐?” 라는 문제에 봉착하면 꽉 막힌다는 것을 저와 함께 모든 회원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Sufism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안고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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