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백령도 출장갔다가 2차 서해교전 현장을 바라 보면서 우리들 나이의 반밖에 살지 못하고 호국의 영령으로 산화한 해군 후배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곡입니다.
해전 부근 해역을 쳐다보면서 무척 가슴이 아팟습니다.
그들은 마지막 그 순간까지 애정이나 금전, 부귀영화나 심지어 부모님까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사명감과 의무, 임무 그리고 전우애만 갖고 담담하게 수도인 이상의 자세로 직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승선한 대원 전원이 정 위치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그렇게 최선을 다한 그 정신은 전쟁사에서도 보기 드물 뿐 아니라 경제 전쟁 시기나 사회혼란기에는 국가, 기업 등의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보여준 것입니다.
저는 그 정신을 " 참수리 정신" 으로 부르고 싶고 목숨이 있는 한 임무를 다하는 사나이들을 진짜 사나이 , 참(수리) 사나이로 부르고 싶습니다.
저도 제대 말년에 총격전에 임한 경험이 있기에 전투 상황의 기분을 알고 있습니다.
전방에서 초병들을 살해하고 저격용 소총과 실탄 박스를 갖고 야산으로 달아난 무장 탈영병을 추적하는 수색전에 5분 대기 소대장으로 앞장서 지휘하는 데 운명과 절대자(神佛)가 절로 절감되었지요.
총소리가 시작되면 우리측의 희생자가 생기고부터 시작되는 교전, 위치를 알아 내는 데 병사의 목숨을 던져야 하는 수색전 !
결국에는 사형수가 될 무장 탈영병에 우리 소대를 희생시키기가 싫어서 안전 위주로 수색을 하니 작전 헬기에 서는 신속하게 기동하지 않는다고 다그쳤지만 상사의 계급장과 내 부하의 목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평소에 수신호 교육을 단단히 시켜두었고 지휘자로 앞장서는 대신 제일 늦게 움직이는 자는 자체로 처벌하겠다는 엄숙한 경고를 곁들이며 대형을 유지하고 전진한 바, 군화 발자국 소리외 너무나 조용하게 움직이는 게 상대측도 두려웠든지 우리와 마주치는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로 잠행하다 총격전이 붙었지요. 우리를 피해 가다 30분 뒤에 출동한 대기 중대에게 걸려 잡혔든겁니다.
다행히 우리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전원 귀대하는 데, 행동이 굼떠 사격지휘, 포반에도 적합하지 않아 식사, 빨래 등 전령으로 부리는 고바우같은 신병이 두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마중을 나오드라구요.
알고 보니 우리 일행이 작전 나간 사이 신앙심이 깊었든 그 병사가 " 하느님, 전포대장과 동료들 다치지 않게 해주십시요"하며 울면서 네시간을 기도했다는 것이지요.
작전 기간 중의 해병대 기질에는 맞지 않는 종교 행위였지만 그래도 기도와 정성이 통해 전원 무사하게 돌아 왔다고 축복에 감사드렸습니다. 이 추억담을 육군 대령출신 친구에게 이야기했드니 자기네들 경험상으로는 서너명은 죽거나 다치는 데 학습과 교리에 얽메이지 않고 임박한 상황에서 정말 잘 조치한 거라고 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사나이로 태어나면 꿈을 키워 국가 민족에 이바지하면서 자신과 세상을 위해서는 꿈에서 깨어나는 수행을 하는 선비 정신으로 살아 갈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참수리의 사나이들이 어리고 젊은 나이에 오히려 부모님을 도와 효도를 다하고 목숨으로 나라를 지켰으니 영영 사라진 게 아니라 조국이 있는 한 영원히 우리들과 후대의 모범으로 살아 있음을 알게 해 줍니다.
서해 영웅들의 정신과 혼백을 기리는 곡은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하였다가 그 바다 옆을 지나면서 떠오른 착상이 운명교향곡의 첫 소절과 서해의 물결 소리를 접목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육해공군 우리 군가 100여곡은 대개 2박자, 4박자라 진혼이나 장례 음악과 는 분위기에 틀립니다. 그래서 3박자로 장엄하게 해보자고 시도했지만 음악 전공도 아닌 아마추어 기타맨이 만든 곡이라 행여나 영웅들의 충혼에 누가 될까 걱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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