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정신병은 화가 되는 감정 외면하는 것” : 일간스포츠 2008.8.8   
[일간스포츠 / 2008.8.8]
김천구 기자 dazurie@joongang.co.kr
기사입력: 2008.08.07
기사게재일자: 2008.08.08
http://isplus.joins.com/life/lifes/200808/07/200808071010436071080100000801010008010101.html


이동식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정신병은 화가 되는 감정 외면하는 것”


금연은 도 닦는 것과 같다. 금연 결심이 서면 ‘담배를 안 피우겠다’는 데 집착할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일어나는 ‘흡연 욕구’를 바로 본다. 흡연 욕구가 일어날 때마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한다. 욕구가 없어지면 ‘절연’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동식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88)이 말하는 정신건강법은 ‘마음 바라보기’다. 그도 그렇게 금연에 성공했다.

▲어머니 대한 사랑과 미움이 뿌리

그는 “정신문제의 원인은 부모, 특히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미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랑이 채워지지 않으면 미움으로 변한다. 어려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풀리지 않고 세월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단단해진다. 이것이 ‘핵심 감정’이다”라고 말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 융의 ‘콤플렉스’, 대혜선사의 ‘애응지물’이다.

핵심감정은 어려서부터 풀리지 않는, 본인이 의식 못하는, 본인이 보지 않으려는 감정이다. 행동을 통해 평생동안 매사 반복된다.

정신장애는 감정 장애요, 사랑 장애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할 때 나온다. 화는 사랑을 받고 싶은 대상으로부터 사랑을 못 받을 때 일어난다. 친정어머니에게 화가 있으면, 그 화가 시어머니에게 옮겨 가 화병이 된다. 어머니한테 일어나는 화를 어머니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노이로제다. 노이로제는 불필요한 것을 계속하는 것이다.

화를 풀지 않으면, 즉 화가 안 나오면 자꾸 모습을 바꿔 불안∙우울증∙두통 같은 다른 증세를 일으킨다. 대인관계 장애의 원인도 바로 화다. 상대방을 인정 안 하니까 자꾸 트러블이 생긴다.

그는 “정신병은 고통스런 감정을 외면하고 안 받아들이는 데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 못 하는 데서 온다.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것을 받아들이고 ‘왜 그런가?’ ‘지금 그런 게 필요한가?’ 이렇게 벗어나는 작업을 계속하면 핵심감정을 스스로 없앨 수 있다. 환자가 자각하면 독성이 없어진다”고 충고했다.


▲서양 정신치료는 이론과 기법에 중독

도정신치료는 서양의 정신치료에 도를 융합한 것으로, 환자가 투사(왜곡) 없이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치료다. 그는 “서양의 정신치료가 도를 지향하고 있지만, 동양에서 지향하는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 절하했다.

노자∙장자∙맹자∙동의보감 등 고전과 유불선 경전은 정신치료의 답을 벌써 내놨다. 불교는 집착을 없애고 마음을 정화한다. 환자의 착각, 즉 갈등을 일으키는 투사를 없애는 것이다. 정신치료와 수도는 같다.

그는 “남을 배려하고 자기를 존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이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한 것이 도정신치료다”면서 “정신치료는 다른 학문과 달리 환자가 치료가 안 되면 헛것이다. 도정신치료는 이론과 기법에 중독된 서양심리학을 해방시키는 것이고, ‘동토에서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치료는 환자 스스로 못 고치는 것을 치료자가 환자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도정신치료의 근본은 핵심감정과 자비심이다. 치료자는 보살의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 치료자의 마음이 환자에게 전달돼 핵심 감정이 녹는다. 약과 달리 재발이 없다. 사찰 벽에 있는 십우도에서 검은소가 흰소로 변하는 과정이 핵심감정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감정이 없는 것이 득도다.

그가 모수(88세)를 맞아 펴낸 ‘도정신치료 입문-프로이트와 융을 넘어서’는 그의 독창적 이론과, 6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제자와의 문답으로 풀어낸 역작이다. 그는 지금도 정신과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Untitled Document
Copyright(c) 2004 Korean Academy of psychotherapists. All rights reserved.
※ 심우도는 십우도(十牛圖), 목우도(牧牛圖)라고도 부르며 참선(參禪)에서의 각(覺)의 과정(過程)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송광사의 십우도 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