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 2008.7.28]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7-28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728010323300080060
‘핵심감정’ 덜어내야 마음 정화
‘도정신치료 입문’ 펴낸 이동식 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불교의 참선이나 유교, 도교, 기독교 수행, 즉 도(道)를 바탕으로 정신치료를 행하되 서양의 정신분석과 통합을 모색해온 소암 이동식(88)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이 자신의 방법론을 정리한 ‘도정신치료(道精神治療)입문’(한강수)을 26일 펴냈다.
이 회장은 일제시대에 대구의전을 졸업하고 이어 미국에서 신경정신과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46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를 창립하는 등 한국 신경정신과 분야의 1세대다. 하지만 그는 서양 정신분석에 머물지 않고 당대 최고의 선승들을 쫓아다니며 불교를 깊이 있게 공부했으며, 1950년대부터 종교의 수도(修道)가 서양의 정신분석을 능가할 수 있는 정신치료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를 임상에 적용하면서 ‘도정신치료’를 정리했고, 1979년 한국정신치료학회를 창립해 후진을 양성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펴왔다.
이번에 나온 책은 이 회장과 한국정신치료학회의 제자들이 8년여 준비 끝에 내놓은 것으로, 서양 정신치료·정신분석의 한계를 분명히 밝히고 동양의 ‘수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명쾌히 제시한 최초의 책이다. 책에 따르면 ‘도정신치료’는 “서양 정신치료가 이론과 기법에 중독돼 있다”는 비판에서 출발한다. 즉, “도는 서양 철학자가 플라톤 이후 갇혀 있는 ‘개념의 감옥’으로부터 서양 철학자를 해방시켜주는 치료제”라고 말한 윌리엄 바레트의 말과 상통한다.
도정신치료는 ‘핵심감정’을 마음에서 덜어냄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핵심감정은 칼 융이 말하는 콤플렉스와 비슷한데, 주관적으로 느끼는 이 감정은 타인과는 공감으로써만 전달되는 것으로 말로써는 전달될 수 없는 ‘불립문자’다. 이 핵심감정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치료자가 정화돼야 하며, “치료자의 인격으로써 언 땅에서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가져다 주는 것이 도정신치료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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