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와 도정신치료 : Medical Tribune 2004.4.15   
[Medical Tribune 제1062호 / 2004-04-15]
※ 심포지움란에 실린 기사 중에서 이동식선생님 관련 내용을 발췌함.

한국정신치료학회 제1차 춘계학술대회

수도와 정신건강

지난 3월 27일 서울대학교병원 치과병원 8층 대강당에서 ‘수도와 정신건강’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주최한 한국정신치료학회는 동양의 道와 서양 정신치료의 융합을 추구해온 학회로서, 이미 여러 차례 관련된 주제로 국내외에서 학술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오는 8월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대회인 “INTERNATIONAL FORUM ON TAOPSYCHOTHERAPY AND WESTERN PSYCHOTHERAPY”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국제학회에서는 道정신치료의 실제 치료사례들을 제시하여 서양의 저명한 분석가들에게 비판하고 토론하게 할 예정이다.

이번 ‘수도와 정신건강’에서는 치료사례는 다루지 않았지만, 대신에 道와 정신건강이란 주제를 전체적으로 보기에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의 학술대회 내용은 한국정신치료학회 측에서 요약한 것이다.

“정신치료의 수단은 크게 치료자의 인격과 치료 기법이다.”
“도(道)가 정신치료의 궁극적인 형태라는 것을 알고 도와 정신치료를 융합한 도정신치료를 부르짖게 됐다.”

- 수도와 도정신치료 -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동북신경정신과 이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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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와 정신치료에 대한 관심의 배경

초등학교 입학 전후, 사람이 울고불고 싸우는 것을 보고 인생의 행(幸) 불행(不幸)은 감정처리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한 데서 출발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멸시하고 일본이나 서양을 숭상(崇尙)하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서양의 정신치료를 공부하면서 동양에도 비슷한 것이 있지 않겠나 해서 동양사상을 공부한 결과 도(道)가 정신치료의 궁극적인 형태라는 것을 알게 되어, 도(道)와 정신치료(精神治療)를 융합(融合)한 도정신치료(道精神治療)를 부르짖게 되었다.

수도와 정신치료

서양의 정신분석도 이제는 사변적인 초심리학(metapsychology)보다는 임상적인, 경험에 가까운 것을 강조하고, 환자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보다 공감(共感)이라는 주객일치(主客一致)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치유인자로써 환자에 대한 사랑이 강조되어, 동양의 인(仁), 자비(慈悲)로 접근해오고 있다. 치료는 공감적 응답(應答)이고 이것이 되려면 치료자의 마음이 걸리는 것이 없이 비워져 있어야 된다. 자비심(慈悲心)으로 차 있어야 한다.

정신치료 또는 수도(修道)의 궁극적인 목표는 착각(錯覺), 즉 갈등을 일으키는 투사(投射)를 없애는 것이다. 불교수도(佛敎修道)의 핵심(核心)은 지관(止觀) 즉, 불취외상자심반조( 不取外相自心返照)이다. 유교(儒敎)에서는 물구어외구제기(勿求於外求諸己)다. 이 도적(道的)인 멈춤(止)이 정신분석에서는 피분석자의 자유연상(自由連想), 그리고 분석자(分析者)의 골고루 가는(evenly hovering) 주의(注意)에 해당된다.

도정신치료란 무엇인가?

서양정신치료는 19세기말 무의식(無意識)의 발견으로 시작되었으나 동양에서는 2500년 전부터 의식은 장식(藏識)에 저장되어 있어서 거기서 투사(投射)되어 나온다는 것이 확립되어 있었고, 치료도 이 장식을 정화하는 작업인 수행(修行), 즉 자기 마음을 보고 애응지물(碍膺之物)을 제거함으로써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도정신치료(道精神治療)는 서양(西洋)의 정신치료가 도(道)로 접근해오고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서양정신치료가 가고 있는, 가야 할 길을 밝혀주고 불필요한 논쟁(論爭)을 종식시키자는 것이다.

도정신치료(道精神治療)의 핵심(核心)은 치료자의 인격성숙이고, 그렇게 되려면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지배하는 핵심감정(核心感情)을 자각하고 벗어나야 한다.

핵심감정(核心感情)이란 대혜선사(大慧禪師)가 말한 애응지물(碍膺之物)이고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핵심역동(核心力動)과 연결된다. 핵심감정에서 벗어난 만큼 자비심이 생긴다. 치료는 자비심으로 치료가 된다. 동토(凍土)에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갖다 주는 것이다. 자비심이 봄이다.

-‘수도와 도정신치료’에 관한 논평 -

한국융연구원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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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사상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하여 현대 정신치료의 이론과 실제에 접목해오신 것에 깊은 공감과 경의를 표한다.

서양의 정신치료가 전체성(道)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동양의 도(道)를 지향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그들 자신의 정신적 전통에 있는 전체적 사고의 재발견이었다고 볼 수 있고, 또한 인간의 심층적 치료 접근 자체가 ‘전체'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수도(修道)와 통찰정신치료는 공통된 목표를 지닌 듯 하다.
그러나 전통적 수도를 정신치료로 ‘개작(改作)’하거나 정신치료에 수도법(修道法)을 ‘이용하는’ 시도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다만 한국의 정신과 의사나 정신치료자는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 우리의 귀중한 전통을 배우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점에서 발표자와 뜻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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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도는 십우도(十牛圖), 목우도(牧牛圖)라고도 부르며 참선(參禪)에서의 각(覺)의 과정(過程)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송광사의 십우도 벽화입니다.